안녕하세요. 20대 여자입니다.
위로 오빠가 하나 있어요.
나이차가 꽤나 있는 터라 어리광도 자주 부렸고 또 제겐 항상 다정했던 모습으로만 남아있어요.
제목 보면 아시겠지만
오빠가 성전환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자취를 하느라 가족들이 잘 못 모이는데,
엄마 생일 기념 저녁식사를 하러 가족이 다 모였어요.
그 자리에서 오빠가 성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자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같다고.. 하더라고요.
가족이라면서 이런 말을 하는게 웃기게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엄마 아빠는 알고 계셨답니다.
성인 되고 군대 다녀오고 생활을 해봐도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진지하게 이야기해보자 합의봤대요.
한순간의 치기라 생각하여 저한텐 얘기 안 했다고 하고요.
오빠가 여기에 동의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알게된 그날 이후부터 오빠는 제게 자신을 여자로 대해달라며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언니라고 부르라고 한다거나, 제 남자인 친구들을 소개시켜달라고 한다거나..
사실 엄마 아빠가 저한테 얘기 안 해준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그래도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건 오빠입니다.
제게는 20여년을 오빠라는 존재로 기억되어왔는데
어떻게 단기간만에 그 생각을 바꿀 수 있나요.
본인이 사회적으로 소수의 입장이고 시선이라는 것들이 마냥 곱지만은 않기에 예민한 것은 이해하지만 제게 언니라고 부르지 않으면 화를 낸다거나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것들은 저도 힘들었습니다.
오빠가 워낙 제게 다정했고 또 제가 의지했다는걸 오빠도 알고있어서인지, 제게 너는 그러면 안 되지 라는 말을 많이 했어요.
처음엔 그 말에 이해를 해보려 노력했으나 잘 안 됐고 오빠의 강요는 점점 심해졌어요.
윽박을 지르거나 제 앞에서 제발 받아달라고 울기도 했었고요. 마음이야 아팠지만 혼란스러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오빠가 언니가 되나요.
그 날 이후로 세 달이 지났는데 어제 오빠가 자기를 못 받아들이겠으면 연을 끊자고 하더라고요. 가족간의 연이 이렇게 쉽게 끊겨도 되는건지 싶기도 하고.
제게 다정했던 오빠인지라 저만 잘 하면 다시 오빠가 옛날처럼 돌아올 것만도 같고.
모르겠습니다. 제가 닫힌 사람인걸까요..